[테마도서]낯설게 묻고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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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 인터뷰가 있었다.

동시집을 낸 가수 김창완씨의 인터뷰와 그림 그리는 소방관 이병화씨의 인터뷰였다.

‘연결할 수 없는 것을 연결하는 그 느낌’이 신선했다.

좋은 느낌의 인터뷰는 ‘이런 삶도 있다,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을 힘을 빼고 말한다. 시원한 느낌의 인터뷰는 나의 문제와 관심사로만 고여 있던 생각을 새로운 지점으로 흐를 수 있도록 길을 내준다.

여기, 무엇을 묻는가에 상관없이 대답할 준비가 된 사람들의 인터뷰를 모은 책이 있다.

인터뷰를 모은 책에서는 왠지 ‘균형’이 느껴진다.

쓰는 이야기와 안 쓰는 이야기를 선택한 균형이랄까? 인터뷰어 자신이 궁금한 것과 독자가 궁금해하는 것 사이의 균형이랄까? 듣는 힘과 말하는 힘의 균형이랄까? 낯선 질문과 익숙한 질문과의 균형이랄까? 이런 것들이 느껴진다.

그래서 마음에 와닿는 문장이 많고 엑기스를 마시는 기분이 든다.

책을 읽다보면 질문을 받은 사람이 잠시 말을 멈추고 생각에 잠길 때를 자꾸 상상해보게 된다.

마치 파도타기를 하듯 한 사람의 인터뷰가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다양한 책으로 연결되고 연결되는 기분을 느껴보자.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 : 김지수 인터뷰집
김지수 글 / 어떤책 / 2018

‘살아보니 인생이 별게 아니야’이런 말을 할 수 있는 나이는 언제부터일까?

이 책은 삶의 희로애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오래 누릴 줄 아는 16명 어른들의 인터뷰집이다.

신문에 연재된 글 중에서 사랑받은 인터뷰를 모아놓은 책으로, 사랑받은 인터뷰들을 보면 독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가를 유추할 수 있다고 한다. 나이 들수록 더 독특해지는 분들의 이야기는 노년에 대한 비관적인 상상으로 작아진 우리에게 힘을 준다.

‘대단한 어른은 아니야’라고 스스로 말하는 어른들을 우리가 좋아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영감이 된다는 사실은 감사한 일이다. 자신의 깨달음을 말하지만 이것이 어른의 잔소리로 여겨지지 않는 것은 그들의 결핍과 분노와 억울함마저 정직하게 자기 몫의 인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 아닐까?

당신이 반짝이던 순간 : 진심이 열리는 열두 번의 만남
이진순 글 / 문학동네 / 2018

우리가 만나보고 싶고, 말해보고 싶은 사람들은 누구일까?

저자는 책에 소개된 12명의 공통점으로 자신이 무엇을 할 때 행복해지는지를 아는 사람, 자신이 미화되는 것을 꺼리는 사람, 사회적 감수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또 정말 궁금하지 않으면 뻔한 질문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해 진짜로 궁금한 것이 있을 것을 강조한다.

이 책에는 편견을 가지고 만났는데 부끄러워진 기억이 담겨 있다. 평생 기억하고 싶은 말도 담겨 있다. 한 사람을 통해 본 우리 사회의 모습도 담겨 있다. 인터뷰에 응한 사람들이 쓴 짧은 인터뷰 후기에는 은근히 인터뷰에 선택되어지기를 기다렸다거나 ‘발견당한’ 기분을 느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참 인상적이다.

우리는 수없이 좌절하고 비겁하다가 어떤 대목에서 아주 가끔만 용감해지거나 이타적이 된다. 주목받지 못하는 사람들 속의 반짝임. 그런 반짝이는 순간을 붙잡고 알아채는 것이 이 책의 미덕이다.

인터뷰, 당신과 나이 희곡 : 세계적인 작가 15인을 만나다
와크텔 엘리너 글 / 엑스북스 / 2019

혹시 인터뷰하고 싶은 작가 목록이 있다면 당신의 책 취향과 관련이 있을 것이고, 작가의 삶과 작품이 어떻게 서로 교차하는지가 궁금할 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작가들의 인터뷰집으로, ‘독서란 꼭 필요한 자기 삶의 확장’ 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책이다.

작가들에게 작가의 삶과 작품을 파고드는 예리한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신기하다. 작가의 작품을 오랜 시간 찾아서 읽고 감탄했던 사람만이 던질 수 있는 그런 질문들 말이다.

작가의 삶에서 어떤 측면이 작품에 영향을 미쳤는지 그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것, 작가들이 자기 삶의 맥락에서 그 작품들이 어디에 놓여있는지 답해주는 것, 이 모두가 흥미롭다.

책의 두께에 주눅 들지 않으려면 내가 읽었던 작품의 작가부터 혹은 앞으로 알고 싶은 작가부터 읽어보면 어떨까?

작가의 인터뷰가 좋아서 선택한 그들의 작품이 정말 나의 취향에 맞을까? 라는 호기심이 생기는 책이다. 우리는 작가의 이야기가 언제나 나를 사로잡아주기를 기대하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글 | 안심도서관 사서 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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