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덧, 무더위와 함께 2019년 하반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올 상반기도 정신없이 열심히 달려왔으니 ‘이번 여름휴가는 어떻게 보내볼까?’ 즐거운 고민을 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이번 여름휴가로는 어떤 계획들을 세우셨나요?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가 훌쩍 떠나버린다는 해외 또는 국내 여행? 아니면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지인 또는 가족들과의 약속? 어떤 계획이든 설레고 즐거운 일정이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더 힘들고 지쳤던 경험, 혹시 없으신가요? 분명 아둥바둥 고생해온 나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들 이었음에도 오히려 공허함과 무기력함만 더 증폭되어버린 것만 같은 진정한 휴[休]는 없었던 것 같은 그런 기분이요.
어느 샌가 휴가까지도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한 시간으로 사용하고 계시진 않으셨나요? 훌쩍 떠나버리는 여행도 소중한 이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매우 소중하지만, 정말 열심히 견디며 버텨준 나를 위한 진정한 쉼은 혹시 잊고 있진 않으셨나요? 이번 여름, 조금은 지쳐있을 나 자신도 안아주고 보듬어줄 수 있는 책들과 함께 멋진 여름휴가 추천 드립니다.
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
댄싱스네일 글 / 허밍버드 / 2019
‘나는 지금 “내 방법”대로 충전을 하고 있어요’
너무 많은 관계와 일상들로 오히려 무기력해질 때, 모든 것을 다 놓아버려도 괜찮다 위로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요즘 유행하는 ‘인싸, 핵인싸’라는 말처럼 관계 속에서 주류로 있어야지만 할 것 같은 책임과 눈치를 모두 벗어던져 버리고 오롯이 나로 쉴 수 있는 진정한 나 돌보기를 위한 집 순이/돌이 시간에 이 책과 함께 해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여행의 이유 : 김영하 산문
김영하 글 / 문학동네 / 2019
‘삶이 부과하는 문제가 까다로울수록 나는 여행을 갈망했다’
TVN ‘알쓸신잡’ 프로그램으로 색다른 여행의 관점을 보여준 김영하작가의 신작인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조금의 여유라도 생길 때마다 모든 것을 제쳐두고 훌쩍 떠나버릴 것 같은 그가 말하는 여행의 이유는 조금 의외이면서도 너무나 공감가고 누구나 한번쯤 있었을 법한 에피드들로 추억에 빠지게 해주는 데요. 출국 또는 귀국하는 비행기에서의 무료한 시간에 이 책과 함께 여행 추억에 빠져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아무것도 안 해도 아무렇지 않구나
김신회 글 / 놀 / 2019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입니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귀가 닫힌다고 하죠. 분명 주변엔 나를 사랑해주고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들이 있고 즐거운 일들도 많은 데 ‘나는 왜 이럴까’ 자꾸만 깊은 심연으로 빠져 우울해한다던가, 이미 지쳐버린 마음에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못난 모습들이 갑자기 툭 튀어나와 곤란했던 경험 없으신가요? 타인에게 집중되어 있는 일상의 포커스를 나에게로 돌려야 할 경보음이라고도 하죠. 타인에게 베푸는 호의와 친절만큼 나 자신에게도 관대해지고 칭찬해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깊어가는 여름 밤, 눕고 싶은 곳에 아무렇게나 누워 이 책 한 권과 쉼의 시간을 가져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글 ｜ 안심도서관 사서 김선경
